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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중1담임 선생님께!
Category : I Think that... Date : 2008/02/12 02:50
2008/02/12 02:50 2008/02/12 02:50

이 글은 저의 중학교 1학년 담임이셨던 명숙자 선생님(현, 울산공업고등학교 근무)에게 드리는 e-mail입니다. 교육청 검색 등을 통해서 알아낸 선생님의 e-mail계정이 휴면계정이여서 블로그에 공개 편지로 띄웁니다. 열심히 e-mail쓰고 발송 눌렀는데, 바로 반송되는 그 허탈함... 그래서 선생님이 보시지 않는 싸이월드 방명록에 이 글을 보라고 협박(?) 방명록을 써두고, 이 편지의 주인이 언제 이 글을 보실지도 모른채 편지를 인터넷의 바다에 띄웁니다.

참, 블로그에 이 편지를 띄우는 이유는 제 블로그의 주요 주제 중 하나가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문득 이메일을 쓰는 동안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어서 그것이 나의 첫번째 행복이고, 편지를 받고 기뻐하실(?) 선생님 얼굴을 떠올려 보는 것이 두번째 행복이며, 먼 훗날 나의 어느 제자가 내게 이런 글을 띄워줬으면 하는 바람을 간직하는 것이 세번째 행복이기때문입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몇년전에 싸이월드로 인사 한번 드리고 잠잠히 숨어 있는 91년(중앙중학교 1학년)  제자 김민수입니다.

기억하세요? ^^; 기억못하실까봐 사진 전해드리려고요. ^^;

저 서울에서 교편 잡고 있다고 일전에 말씀드렸었죠? 선생님이 싸이월드 답글 달아주셨을때, 정말 IT가 情을 전달하는 구나하는 그런 느낌 마구들었습니다.

한참전에 고향집에 들렀다가 우연히 중고등학교 시절 잡동사니를 모아두었던 상자를 열었다가 정리되지 않은 몇몇 사진을 무심코 집어 왔습니다. 5~6장쯤 되는 사진인데... 집어 와 놓고는 무심코 티비 위에 먼지만 쌓인채로 반년을 보내버리고...

오늘 어떻게 웹서핑을 하다보니 옛날 학교 홈페이지, 선생님들 얼굴... 그런 모습들을 보고, 울산광역시 교육청에서 선생님 이름 검색해서 울산공고 들어가서 이메일 주소가 있길래... 생각난 김에 메일 한 통 드려하지 하면서 글 씁니다.

위에서 말한 사진도 마침 눈에 띄어 바로 스캔을 해봅니다. 17년전의 제 얼굴이 들어있고, 17년 전 처녀시절 선생님 얼굴도 들어있습니다. 집에 스캐너가 신통치 않은지 화질이 아주 깨긋하지는 않은데...

img069 img070

이 사진이 애착이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소풍(아마 울기등대인듯하지요?)  다녀온 이 사진을 보고,

어머니께서 "왠 여고생이 남학교 소풍에 와서 앉아있노?"라고 하셨던 기억이 선합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 울산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시기에 입학식도 못오고, 선생님 얼굴을 못뵈어서 그런 말씀을 했던 것이겠지요.

그러면서 제가 우리 담임 선생님이라고 이야기하고 웃었던 그런 기억이 납니다.

아마 그때 울산집에서 이 사진을 집어 온 이유는 이 야기기와 함께 사진을 스캔해서 선생님께 메일을 드리기 위함이었던 것 같은데, 왜 이제서야 스캔을 하며 뜬금없이 메일을 쓰는지 도통 알수가 없습니다. ^^; (그래도 기분좋으시기를 기대합니다.)

교단에 서서 선생님 생각이 난적이 몇번 있었습니다.

1. 젊은 예쁜 여선생님이 우리 담임 선생님이셨는데 참 좋았다.

나도 아직 젊어서 학교에서 아이들이 참 좋아라하는 것 같은 생각을 하고 사는데.... 하면서 말이죠. (저만의 착각일수도 있습니다. ^^)

2. 영어 공부를 하려할때면....

오늘 교보문고에 가서 몇년만에 영어책을 샀습니다. 일본인 친구가 하나 있는데, 짧은 영어로 말을 하는 것이 어찌나 답답하던지 그 친구 만나고 영어책도 사고, 또 대학원 진학때문에라도 시험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아서 오늘 공교롭게도 영어 책 몇권을 샀네요. ^^; 중1때는 영어 참 잘했는데... ^^; ㅎㅎㅎ

3. 얼마전에 공주대에 갔었어요.

얼마전제 공주대에서 학회가 있었는데, 제가 어떻게 발표할 일이 있어서 공주대에 가보았습니다. 처음 가보는 공주대, 아무런 연고도 없는 대학인데... 선생님이 그 시절 공주사대를 나오셨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던 그 기억이 났습니다. 맞나요? ^^;

4. 그러면서

선생님이 예전에 수업 시간에 참말인지 거짓말인지 몰라도 '분신'할거라면서 옥상에서 신나를 들이 부었다는 이야기가 문득 생각났어요. 선생님 학번 그 시절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었을듯한 그런 그런 이야기지요. ^^; 그때는 분신이나 이런게 무엇인줄 잘 몰랐는데... ^^;

5. 4번 얘기가 생각나서

지금 선생님은 전교조 활동을 하실까? 그런 생각도 한번 해보았지요. 저는 참실대회에 한 번 참석한 적이 있는데.... 이런 자리에서 아는 은사님을 만나면 얼마나 반가울까? 라는 생각은 했는데... 문득 떠오르는 얼굴은 선생님이었어요. 조합원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요. ^^;


그랬답니다. 그냥 선생님께 메일 드리면서 그간에 혼자 선생님 생각났던 그 이야기를 줄줄 적어놓았네요.

입학식날이나 학기 초에 예전 은사님 생각이 많이나고, 지금처럼 학기를 마무리할때도 아이들을 보내는 마음이 아쉬워서인지 거꾸로 옛 선생님들이 생각이 나네요. 그래서 인사 메일 드렸습니다.

건강하시고요. 대학생때 찾아뵈었으면 맛있는 짜장면이라도 사달라고 졸랐을텐데, 다음에 울산에서 뵙게되면 제가 맛나는 식사 한번 대접하겠습니다.


중 1때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던 그 소년이 선생님이 되어 4년차를 마감하는 즘에...

김민수 드림


선생님 언제든 좋으니 보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선생님이 여고생 같던 처녀시절의 그 사진을 잘 스캔해서 드리겠습니다. 2008년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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