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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선생님들! 촛불 답사를 떠나다.
Category : My Happiness/지평 Date : 2008/07/06 05:36
2008/07/06 05:36 2008/07/06 05:36

도대체 바뀌지 않는 이명박 정권에 뿔났다. 주말이라 쉬고 싶고, 다들 이런저런 이유로 바쁘겠지만... 또 촛불을 들러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같이 스터디를 하는 지평 선생님들과 함께 촛불을 밝히러 나갔다. 이번의 주제는 '촛불 답사'이다.

재작년인가 데이비드 하비가 방문 했을때, 한겨레 신문에 칼럼형식으로 좌파적 지리학자라고 소개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한겨레 북 코너에 '<신자유주의〉데이비드 하비 지음·최병두 옮김' 책이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특정 계급의 경제적 이익을 보장해주는 체제가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라면, 우리가 애써 쟁취해야 할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는 그런 서평이었죠. 권정화 교수의 지리사상사 책에 급진주의 지리학과 하비의 맑스주의 지리학이 별도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리학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이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진보적인 지리학과 보수적인 지리학은 어떻게 다른 걸까요?
공간과 지역 불평등에 초점을 맞추어서 불평등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연구하면 진보적 지리학인가요? 공간과 경제활동에 따른 계급적 이해와 갈등을 연구하면 되는 건가요? 권교수의 책에 그 단초가 보이긴 하지만, 솔직히 지리학의 진보적 측면과 실천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고민해 본적도 없는 것 같네요.
사회학의 변방으로서의 지리학이, 류우익교수와 대운하 때문에 잠시 뜨고 있지만. 곧 잊혀지겠죠. 지리학의 정체성??? 머리가 아픕니다.
학교가 시청 부근에 있다보니, 거의 매일 한두번 촛불 집회 현장을 지납니다. 때로는 광장으로 들어서기도 하고, 그러다가 촛불을 들고 서있기도 하고, 또 때로는 아무런 일도 없는 듯 스쳐 지나갑니다. 역사의 현장, 아니 지리적으로 표현하면 지리적 현상과 역사가 만나는 장소를 매일 지켜보면서 마음이 점점 무겁기만 합니다.
지평 샘들과 함께 그 역사적 장소에 서 있고 싶습니다. 시청 광장과 주변 지역을 답사한다고 하면 어떨까요? 이번 주말, 함께 답사 갑시다.
7월 5일, 토요일 6시 덕수궁(경운궁) 대한문 앞, 던킨 도너츠 앞에서 만납시다. 함께 저녁 먹고 7시 촛불 답사를 떠납시다. 강요해서도 안되지만, 강요할 수도 없는, 그런 편안한 마음으로 제안해봅니다.

이화여고  이순용(지리) 선생님
출처 : 지평 홈페이지 2343 글 전체 인용

      그리고 이 글에는 다음과 같은 답글 내용이 달렸다.

나가겠습니다.
순용 샘이 좋은 글을 써 주었습니다.
저는 더 이상 잘 쓸 수 있는 재주가 없어 또는 진실되게  마음이 집중되지 않아 게으르게  인터넷으로 답글을 달 수 있는 글을 검색해 봅니다.
그래서 좋은 글을 하나 얻었습니다. 긴 글인데 아주 일부만 여기에 인용해 봅니다.

거리는 우리가 만들어 나갑니다.
그것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소중하게
남아 있습니다.
나의 일생의 일부입니다.


우리 토요일에 만나서 소중한 삶을 일구어 볼까요?
다음은 검색
내용의 일부입니다..


이 동 석(미술평론,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사)


기억은 언제나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그 공간 속에서 대상의 부재는 다시 '부재의 기억'을 부른다. 드 세르토의 말처럼 "기억은 우리를 그 장소에 얽어맨다……. 그것은 사적인 것이어서 다른 사람에게는 흥미롭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한 구역에 영혼을 부여하는 것은 결국 그 기억이다." 그래서 도시의 풍경 속에는 많은 것들이 유보되어 있다. 그냥 스쳐가는 무심한 풍경 속에도 말없는 사람들의 은밀한 기억과 "아무도 읽을 수 없는 과거"와 "내부로 돌아드는 역사"가 숨겨져 있다.
이처럼 기억이 미로처럼 얽히고 사건들이 지층처럼 퇴적된 도시는, 지도상으로 확인하거나 고층빌딩의 전망 라운지에서 조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시는 평면적으로 계량화될 수 있는 개념적 공간이 아니고, '묵주의 낱알같이 서로 분리된 감각적 지각과 이미지들'의 집합도 아니다. 도시는 과거와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적 지층을 지니고 그 속에서 전후방으로 작용하는 의식적 지평을 가진 공간이다.

영등포고등학교 박병석(지리) 선생님
출처 : 지평 홈페이지 2343 글의 답변 내용 전체 인용

촛 불 답사의 공간적 정체성을 찾기 위한 답사는 이렇게 기획되었다. 촛불 집회가 이루어지고 있는 공간과 그 경관에 대한 신문화지리적, 정치지리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였지만, 나의 생각은 그에 그칠 뿐.. 고수님들의 생각은 깊었다. 난 따라 다니면서 하나라도 더 보고, 더 배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바쁜 일을 제쳐두고 이 번 집회는 공부라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박병석 선생님이 올려주신 논문도 한 편 읽고 갔는데.... 한글이지만 너무 어렵다. 내 지적 소양의 결핍을 현장에서 채워 보고 해석해보는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아쉽게도 참여키로 한 선생님들은 몇몇... 대부분 가정의 평화를 위해 주말 야간 답사는 어려워하셨다.

6시쯤에 이순용 선생님, 김봉수 선생님을 만나 메밀 국수 한 그릇씩 먹고... 덕수궁 대한문 건너에 앉아 문화제를 관람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6시 반이 넘었을 뿐인데... 광화문에서 남대문까지 사람들이 꽉 들어찼다. (덕수궁 앞)

1인 미디어의 발달을 볼 수 있는 어떤 블로거의 와이브로 생중계 모습도 이제는 집회나 문화제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열심히 중계하여서 오늘 현장에 오지 못한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내용을 전달하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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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 미디어의 위용, IT Korea의 위용, 거리에서의 Web 2.0의 모습. 박수!!!

좋은 화면을 잡아내기 위해 외로운 고공 투쟁을 하는 이가 있었으니... 대책위 카메라 맨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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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책위 카메라맨. 촛불의 바다를 가장 확실히 보신 분!

사실 저 자리 탐난다. 저 위에서 사진을 마음껏 찍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고 싶은 것은 카메라를 든 누구나 가지는 바람일 것이다.

문화제는 계속 진행된다. 몇 차례 발언도 듣고 노래도 불렀다. 다행히(내 생각에...) 이번 7.5 59차 촛불문화제에서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서울 시민들의 투표 참여와 올바른 선택만을 바랄 뿐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선거법과 관련하여 교사는 발언을 하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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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빈전 속의 선생님의 자유 발언에 노동자와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 선생님께서도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미친 교육을 몰아내려 전교조가 팔을 걷어 붙였지만, 일반 시민들은 전교조에 대한 반감이 많다. 나 역시 이해하는 부분이 많은 내용이지만, 현 시점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전교조 위원장님은 4.15 교육 조치 철회를 위하여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 마저도 감행하지 않았었나....

한참 문화제를 관람하고 있는데.... 우리 자리로 낯익은 얼굴이 앉았다. 사실 난 모르고 있었는데.. 이화여고 이순용 선생님께서 위원장님이랑 사진 한번 찍자고 그러신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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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정진화 위원장님(좌)이 우리 옆에 앉으셨다. 김봉수 샘(중), 이순용 샘(우)

정진화 위원장이 우리 지평 선생님들 옆에 자리하셨다. 단식 투쟁 기간 내내에도 지지 방문 한번 하지 못했었는데! 고생하셨다는 말 조차 건네지 못하고 사진만 하나 덜렁 찍었다.

사실 우연이지만, 우리 지평 선생님들이 있는 곳에 전교조 위원장이 찾아왔다고 생각하니.... ㅋㅋ 역시 '지평'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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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분위기는 무르 익어간다. MB정권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라!

날이 저물고 문화제를 마쳤다.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서 행진을 준비한다. 오늘도 다치는 사람이 없어야 할텐데... 라며 마음을 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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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블로그에 내 얼굴도 한 번 쯤은~~~

시민사회단체장들과 종교인이 앞장 서서 행진을 한다. 그들이 시민들을 위한 인간 방패 역할을 자처하였다고 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쥬는 이런 것 아닐까? 가만히 앉아 있는 권력자들은 반성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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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사회단체장과 종교인들의 선두 행진을 위해 길을 비켜주고 있다.

그들을 뒷따라 촛불소녀상(?)이 사람들의 대오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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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의 여신! 촛불 소녀!

거리에서는 열심히 촛불 답사 중인 박병석 선생님을 만났다. 한 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이 거리를 돌아 다니며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으셨다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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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등포고등학교 박병석(지리) 선생님
    이 선생님이 함께 쓴 '지리 밖 교실여행' 난 그책이 아니었으면
   지금 지리 선생님을 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내 인생을 바꾸어 놓은 책을 써 주신 고마운 선생님!
   함께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다.

행진이 시작되었다. 남으로 행진하여 숭례문과 을지로를 돌아 조로로 향하여 다시 광화문까지 가는 행렬이었다. 행렬의 시작과 끝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오늘 문화제에 함께한 지평 선새님들은 해체 모여를 통해 각자의 깃발을 찾아갔다. 난 녹색연합 깃발을 찾으러 갈까 하다 너무 앞서 가기에... 민주동문회 깃발 아래로 찾아갔다. 간만에 만난 헌선이형과 함께 행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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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진 中 | 저 멀리 포스트 타워(우체국)이 보인다.


▲ 포스트 타워 앞의 불꽃 촛불 축제! 우리의 승리를 직감한다!

종각즘에서 행진 대오가 멈추었다. 나중에 뉴스를 보니 이곳 부근에서 대오가 조금 나누어졌다고 한다. 민동 사무국장을 하고 있는 창훈이형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시길래 이 곳에서 나도 형의 사진을 하나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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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동문회 사무국장 창훈이형! 집회와 막걸리의 선봉 장!

나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어중간하다. 갈까? 말까? 조금 더 있으면서 재미난 구경을 하게되었다.

정말 시위를 축제처럼 즐기던 청년들! 나도 저럴때가 있었는데......

직접 동영상을 찍어 이 학생들의 재기발랄함을 YouTube에 띄웠다.


▲ 경상대 학생들의 '명박아~ 명박~~아~~~~!' 송


▲ 경상대 학생들의 '우~우 아~아' 송



▲ 경상대 학생들의 '차~차차' 송

집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보았던 경상대 상경 투쟁단의 즐거운 유희에 마음껏 박수를 보내고 왔다.

빼는 왜 넣노

라고 적힌 단체 티를 입고 있던 그 친구들의 유쾌발랄한 몸짓과 대지를 뒤흔드는 그 에너지에 무척 감동 받았다.

학창 시절이건 혹은 사회인이 되고나서건 거리를 행진하면서 오늘처럼 마음이 편한 적이 없었다. 절대 다수의 지지에서부터 나오는 자신감이라 여겨졌다. 아마 이 경상대 친구들도 그러했을 것이다. 질투날 정도로 잘 놀고, 선전전도 잘하는 그대들의 모습, 그 에너지 뒤에는 강한 자신감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주는 선전전은 그 어느 세대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그만큼 지금의 정부가 잘못되었다는 것의 반증이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우리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정말 미국 쇠고기 먹고 싶지 않습니다. 미친 교육 벗어나게 해주세요.

우리의 촛불과 몸짓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잊지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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